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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 오늘은 웬일로 어느 중역에게도 약속이 잡혀 있지 않았다. 이런 날은 몹시 한가했다. 하지만 딴짓은 할 수 없으니까 정면을 쳐다보며 멍하니 앉아 있었다. 어젯밤 그 뒤에는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갔었다. 하지만 9시가 지난 시각에 풀코스는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서 단품으로 주문했고,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맛있는 요리를 대접받았다. 아니, 우리 집이 가난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극히 평범한 가정이었다. 그리고 그 후에 맨션까지 태워다 주었다. 차로 한 시간 정도. 아이스 프린스의 맨션과 방향이 같기는 했지만 아이스 프린스는 23구 안에 살고 있고 나는 사이타마 현 주민이라 일부러 멀리까지 바래다준 셈이 되어버렸다. 그렇게까지 해주니 어쩐지 기쁘기는 했다. 확실히 그 부끄러운 행위를 요구하기는 했지만, 아이스 프린스도 아무에게나 분별없이 달려드는 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혹시 내가 마음에 들었나? 라고 진심으로 생각하게 되었지만……. 그리하여 오늘도 퇴근 시각이 지나자 사장실로 가게 되었다. 하지만 5시가 지나도 비서들은 다들 남아 열심히 일하고 있던데……. 어떡할 셈이지? 만약 알몸으로 있을 때 누군가가 들어오기라도 하면 엄청난 일이 벌어지게 될 터인데. 그렇게 되면 재깍 해고당하지 않을까? 만약 이 일을 언론이 보도라도 하면 아이스 프린스의 목이 날아가는 것은 둘째치고 회사의 신용이……. 당연히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있는 나는 사회적으로 말살……. 나뿐만이 아니라 가족들 모두에게도 영향이 갈 터였다. 무, 무서워……. 그런 사태만큼은 절대 막아야 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어느새 퇴근 시각이 되었다.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고 사장실로 향했다. 어젯밤에 당했던 그런 짓을 다시 당하면 목소리를 억누를 수 없을 것 같은데. 어떡하지……. 사장실 문을 노크한 뒤, 들어오라는 말에 문을 열었다. 안에 아이스 프린스가 무표정하게 앉아 있었다. 그의 손짓에 목례를 한 후 안으로 들어갔다. “이쪽으로.” 사장실에는 아이스 프린스와 단 둘뿐이었다. 하지만 바로 옆에는 비서실이 있었다. 이런 시각이니만큼 어쩐지 어젯밤보다 훨씬 더 긴장됐다. 계속되는 아이스 프린스의 손짓을 따라 가까이 다가갔더니, 책상을 돌아 바로 옆에 서라고 지시했다. “리카, 거기 앉아. 아아, 무릎을 세우는 편이 더 좋을까?” 의도를 알 수는 없지만, 그 자리에 양쪽 무릎을 짚고 무릎으로 선 상태가 되었다. 그 자세로 아이스 프린스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랬더니 어쩐지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 “사……가 아니라, 주인님. 어디 몸이 안 좋으신가요?” “건강 말인가? 그런 의미라면 지극히 건강해. 더 이상 건강할 수 없을 만큼. 하지만 오늘 리카가 어떤 식으로 나를 잘 따라줄까 생각했더니 조금 위험한 상태가 돼서.” 응? 잘 모르겠다. 게다가, 따르다니……. “오자마자 미안하지만 빼주지 않겠어?” 으응? 빼? “……저어.” “……….” 아, 아니, 침묵이 아니라, 뭐라도 말을 하라고. “주인님, 죄송하지만 이해가 잘 안 되는데, 조금 더 자세히 설명을──.” 하고 거기까지 말한 뒤 헉 하고 놀랐다. 아무 생각 없이 돌린 시선 속에 말도 안 되는 광경이 날아들었기 때문이었다. 어, 아, 어……? 말을 잃었다고 할까, 말문이 막혔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일까? 아이스 프린스의 앞이, 그러니까, 너무나도 크게 부풀어 있어서 양복 바지가 찢어질 것 같은데……. 그렇다는 말은, 뺀다는 것이……. 아아, 그런 것이었나……. “손이랑 입을 써서 해주면 좋겠는데, 할 수 있겠지?” “엣!” 이, 입이라니……. “입에 물라는 말씀이세요?” 엉겁결에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동시에 양손으로 입을 막았다. “개도 고양이도 그곳을 잘 핥잖아.” 그……그런……. 우와악!! 사귀는 것도 아닌데, 남자의 물건을 입에 물라니?! 아아, 그렇게 말하자면 어젯밤에는 사귀지도 않는 사람 앞에서 전라가 되어 손가락으로 절정에 도달했었지. 아아아……. “리카, 빨리.” 빨리라고 해도 말이야! 눈앞에 팽팽하게 긴장한 육봉이 있었다. 으음, 으음……. “빨리.” 목소리가 어쩐지 다급하게 들리는데? 굉장히 힘든 것 같아……. 나라고 처녀인 것도 아니었으니 남성의 생리현상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과거에 사귀었던 약 두 명의 교제 상대─지금은 완전히 인연이 끊어져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도 전혀 모르지만─에게는 봉사를 받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봉사를 한 경험이 없어서……. 으음──. “리카.” “알아요.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그의 재촉에 당황하며 조금 난폭하게 벨트를 손으로 잡았다. 버클을 풀고 지퍼를 내렸더니, “와앗.” 투웅! 하고 소리를 내며 닥쳐오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검은 트렁크 팬티가 뒤틀린 듯이 당겨져 있었다. 우와아……. 엄청난 박력……. 그런데 이거, 이제부터 어떻게 하면 되지? 앉아 있으니 팬티를 벗길 수도 없고……. 순간, 가위로 잘라버리는 방법도 고려해 보았지만, 아무래도 그렇게는 할 수가 없어서 필사적으로 잡아당겨 내려보았더니……. “와앗.” 바보처럼 똑같은 소리를 내고 말았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렇지만……. 느닷없이 눈앞에 치솟은 저…….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곧추 서 있는 남성의 물건을 본 적은 처음이었다. 색이나 형태,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박력에 부끄러움뿐만 아니라 조금 과장하자면 공포까지 느껴졌다. 그건 그렇고 저 크기. 저것이, 입에 들어가기나 할까? 어찌 된 일인지 아이스 프린스의 물건을 빤히 응시하고 있었다. 제정신으로 돌아온 것은 머리 위에서 떨어져 내리는 괴로운 숨소리를 들었을 때였다. 이러면 안 돼, 빨리 해야지! 그렇게 생각는데, 이번엔 여자 여럿이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야근을 하든 말든 일단 근무를 마쳤으니까 분위기가 온화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아직 남아 있는 것을 보면 무언가 이유가 있어 사장실로 오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심장이 경종을 울리기 시작했다. 당황하지 말고 빨리 끝내버리자. 그렇게 결심하고 손을 뻗었다. “……웃.” 짧지만 확실하게 신음 소리가 들렸다. 리카, 서둘러! 양손으로 잘 받쳐 잡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거의 닿을 만한 거리까지 다가갔더니 더 이상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어서 눈을 꽈악 감고 여세를 몰아 입에 물었다. “웃, ……크읏.” 또 신음 소리. 서둘러야 해! 계속 자극할 수 있기를 바라며, 열심히 혀와 입술을 써서 핥고 빨았다. 손도 움직여서 뿌리 쪽을 훑어보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이미 깜짝 놀랄 만큼 컸었는데, 한층 더 커져서는 입안 가득 차버리는 바람에 이쪽이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숨 막혀……. 목구멍 안쪽 꽤 깊은 곳까지 닿았어……. 입은 움직일 수가 없어서 혀를 움직여봤다. 하지만 역시 숨이 막혔다. 조금 몸을 빼니 숨 쉬기가 편해지면서 혀끝이 그의 귀두에 닿았다. “리카, 그거…….” 이게 좋아? 귀두가 민감해? 혀끝을 움직였더니 작은 구멍이 닿았다. 그곳을 강하게 문지르자 아이스 프린스의 몸이 움찔 떨리는 것이 느껴져서 굉장히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여길 문지르면 좋아하는구나. 한동안 지분거렸더니 묘한 맛이 퍼짐과 동시에, 기분을 들뜨게 하는 냄새도 나기 시작했다. 어쩐지 정신이 아득해지기 시작해서 필사적으로 문지르자, 곧 쓴 맛이 입안 가득 퍼지며 꼼짝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거……, 뱉어내면 카펫에……. “크윽.”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싶더니 아이스 프린스의 몸이 순식간에 이완되며 살짝 움직였다. 그 반동에 나는 입안의 액체를 삼켜버렸다. “……우엑.” 이번에는 내가 신음했다. 숨이 막힐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아이스 프린스는 사타구니를 훤히 드러낸 상태였다. 내가 격렬하게 기침이라도 해서 비서들이 달려오면 큰일이야! 그렇게 생각하고, 손으로 가슴과 입을 꽉 누르며 필사적으로 기침을 참았다. “리카, 물.” 그가 건네준 글라스의 물을 단숨에 비우자 간신히 진정할 수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이스 프린스의 사타구니……가 아니라 바지는 지퍼도 올라가 있고, 벨트까지 확실하게 매어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나도 긴장이 풀어졌다. 카펫 위에 철푸덕 주저앉아 망연자실하게……. “리카, 괜찮아?” “……네.” 대답은 했지만 힘이 들어가지를 않았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러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도 아이스 프린스와 함께 식사를 했고─비싸 보이는 가게로 안내해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고─ 그가 집까지 바래다주었다. 계약 종료일까지 앞으로 닷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