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이게……, 말이 돼? 믿을 수 없어.
“아……후, 으응.”
목소리를 억누를 수가 없었다. 스스로도 귀를 막고 싶어지는……. 아아, 그만…….
살짝 눈을 뜨니, 보이는 건 사장실의 문과 천장뿐…….
“하아, 응……. 아아앗.”
이곳은 상장기업의 사장실. 여기 놓인 커다란 책상 위에 나는 네발로 엎드려 있었다. 이 상황……, 도저히 믿을 수 없어.
옷은 입고 있었지만 앞은 완전히 풀어헤쳤고, 잡아 내린 브라 컵에선 유방이, 심지어 찌그러진 형태로 튀어나와 있었다.
타이트스커트는 허리까지 올라갔고, 속옷은 스타킹째로 무릎까지 내리고서 다리를 살짝 벌린 상태로 엉덩이를 사장에게 향하고 있는……. 도대체 이게 무슨 꼴이람!
울고 싶을 만큼 부끄러웠지만 명령이니 어쩔 수가 없었다. 나는 어떤 명령에도 따르겠다고 약속해버렸으니까…….
아아, 왜 일이 이렇게 됐을까? 왜 이런 계약을 맺었던 것일까?
펫 계약이라니!
“리카는 펫이 됐잖아?”
하나도, 전혀, 요만큼도 친해지고 싶지 않은데도 ‘리카’라고 함부로 이름을 불렀다. 여자에게 있어 가족이 아닌 남자에게 퍼스트 네임을 불리는 것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건만.
정말, 정말이지, 머릿속이 완전히 엉망진창이었다.
“자아, 리카. 펫답게 꼬리를 흔들어.”
찰싹 소리와 함께 약간의 아픔이 느껴졌다. 엉덩이를 때리는 바람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아, 그렇군. 꼬리를 흔드는 건 개인가? 리카는 고양이 파니까 꼬리는 흔들지 않으려나?”
아까부터 창피한 말을 연발하고 있는 이 사람은 이 회사의 사장인 마에조노 유키타카. 30살의 젊은 왕자. 언제나 무표정하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담담하게 지시를 내리는 그의 모습에, 이름의 ‘눈 설(雪)’자를 따서 ‘아이스 프린스’라고 불리고 있었다.
180센티미터의 신장에 척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슈트를 완벽하게 차려 입고 행동거지도 우아한 데다, 모든 것을 논리정연하게 이야기하는 데서 그런 별명이 붙었다고 했다.
그것도 전직을 듣고 나니 어쩐지 납득이 갔다. 부친인 전 사장─지금은 고문이지만─이 쓰러져 뒤를 잇기 전까진 공인회계사였다니까. 큰 회계사무실의 에이스였다는데, 부친이 쓰러져서 갑작스레 그곳을 그만두고 이 회사를 이어받았다고 했다.
상장기업의 사장 교체로 TV에서도 다뤘다는 것 같았다. 난 그 방송을 보지는 않았지만, 배우인가 싶을 만큼 멋있어서 회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젊은 여자들의 주목을 받아 주가도 상승했다고 들었다.
나는 그때는 아직 이 회사에 파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잘은 모르지만.
정사원, 파견 사원을 불문하고 여자에게 대인기. 그의 선택을 받고 싶어 하는 여성들이 늘 색기를 뿌리고 추파를 던지며 접근하려 했다. 하지만 본인은 전혀 상대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나도 물론 남들만큼은 동경하고 있었지만, 손이 닿지 않는 사람을 좋아해도 소용없는 일이라 거기서 마음을 멈추었다.
“아아응, 안 돼…….”
엉덩이가 좌우로 벌려져 차가운 공기가 느껴졌다.
그런 곳을 쳐다보다니! 싫어. 하지만 계약이…….
“아아아앙.”
“왜? 고양이는 발정하면 허리를 높이 쳐들고 수컷을 유혹하잖아. 리카도 고양이라면 그렇게 해야지.”
“발, 정, 따, 위……, 안, 했어. 시, 싫어. 안 돼.”
갈라진 틈 사이로 손가락의 감촉이 느껴졌다. 항문 주위를 미끄러져 갔다.
세게 문지르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고, 살짝 쓰다듬는 것 같은데 또 그렇지도 않았다.
원하게 되면 멀어졌다. 싫다고 생각하면 자극했다.
“아앗, 후, 아아앗.”
거기보다 더 아래는 안 돼. 정말로 느껴……. 그곳은 여자에게 제일 소중한 곳이니까.
“싫어, 거기. 만지지 마요.”
“왜?”
왜냐니!
“아아응.”
아아, 그런 소중한 곳을 남자 친구도 아닌 사람이 보고 만지고……. 그런 건 당연히 안 되는 일이지!
하지만, 하지만……. 안 되는데……, 기분 좋아…….
“싫어? 이상하네. 이렇게 원한다는 듯 빨갛게 익어 있잖아. 리카, 너의 이곳은 빨리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서 입을 벌리고 있어. 게다가 어지간히 먹고 싶은지 침까지 흘리고 있는데?”
“싫어…….”
그런 말 하지 마. 안쪽 깊은 곳이 욱신대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아까부터 어쩐지 소중한 부분에 이상한 느낌이 들고 촉촉하게 젖어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줄줄 흘리고 있는데 싫어?”
아이스 프린스의 손가락이 웅덩이로 미끄러져 들어가 꿀단지에서 흘러 떨어지는 애액을 묻히는 것이 느껴졌다.
“여기, 만져주길 원하는 것 아냐?”
“아니야…….”
“정말?”
이젠 안 돼……. 안쪽이 끊임없이 욱신거렸다.
도망치고 싶어. 하지만…….
“히야아아악!”
기력이 떨어져 일순 힘이 빠진 그곳에 강렬한 자극이 닿았다! 이게 뭐지?
“뭐, 야?! 히야아아앙, 그거어어어! 아아앗.”
미쳐버릴 것 같아!
“리카의 여기가 너무 뜨거워서 조금 식혀주려고 한 거야. 봐, 금방 녹아버렸어. 얼마나 뜨거워진 거야?”
“히야악, 히약, 그거!”
“꽤 섹시한 소리로 우는걸. 그렇게 느껴져?”
그치만…….
“아아앗, 으응…….”
“그럼 하나 더 줄까?”
딸랑 높은 소리가 나더니 또다시 자극이!
튀어 오를 만큼 차가운 감촉의 정체…….
“히야아아아아아악. 싫어어.”
하복부에 있는 음순에 꾸욱 힘을 주어 눌렀다. 질 입구 부근에 있는 힘껏 힘을 넣고 견뎌보려 했지만, 아아, 안 돼…….
차가운 얼음에 전신이 속수무책으로 부들부들 떨렸다.
얼음이 녹아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것이 물뿐이었는지, 내 몸에서 흘러나온 점액과 함께 섞인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몸 안이 뜨겁다. 저릿하고 지끈거렸다.
얕은 부분뿐만 아니라 깊고 음란한 곳도 만져달라고 호소하고 있었다.
이런 것은 혐오스러울 뿐인데, 저항하기는커녕 더 원하다니…….